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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현대시 이외수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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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리산권문화연구원
댓글 0건 조회 436회 작성일 11-08-17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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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그리움

작가약력

1946년 경남 함양 출생. 춘천교대를 중퇴했다.

1972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견습 어린이들」이 당선되고, 1975년 『세대』 문예현상공모에서 중편소설 「훈장」이 신인문학상을 수상함으로써 본격적인 작품활동에 돌입했다. 원시생명에 대한 동경과 환상의식을 표현된 첫 장편소설 『꿈꾸는 식물』(1979) 등을 발표하며 섬세한 감수성과 개성적인 문체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소설가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 그 무렵부터 학원 강사 등의 직장을 포기하고 창작에만 전념하여 중편 「장수하늘소」(1981), 장편 『들개』(1981), 『칼』(1982) 등을 발표하며 마니아 독자층을 확보했다. 이후 『괴물』(2002)과 『장외인간』(2008)에 이르기까지 환상적 수법이 가미된 유미주의적 경향의 작품들을 발표했다.

『풀꽃 술잔 나비』(1987)를 시작으로 몇 권의 시집도 출간했으며, 『외뿔』(2001), 『내가 너를 향해 흔들리는 순간』(2003), 『바보바보』(2004) 등의 산문집을 통해서도 활발한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화가로서도 활동하며 수차례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2006년 선화집 『숨결』을 출간하기도 했다. 현재는 강원도 화천 ‘감성마을’에서 집필활동과 문하 양성을 겸하고 있으며, TV와 라디오 등 각종 대중매체를 통한 독자와의 소통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작품 소개 1 :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아무리 아름다운 단어도

눈물에 적시지 않고 원고지에 파종하면

말라 죽는다」

이 시집의 서문을 대신하는 이외수의 글이다. 그는 많은 독자를 가지고 있는 작가이다.

그의 이름을 달고 나오는 소설과 산문들은 항상 많은 판매 부수를 기록한다.

그를 폄하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것은 물론 그가 베스트셀러 작가이기 때문이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그는 문단의 주류에서 떨어져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거주지가 서울이 아닌 춘천이라는 점도 그 이유에 포함된다).

그러나 서문을 대신한 위의 글을 읽으면 그가 얼마나 글쓰기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지 알 수 있다.

그는 감지 않은 긴 머리와 비사교적인 성격 탓에 각종 루머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글을 쓸 때는 철문을 닫아 건 골방에서 지낸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진실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요즈음의 그는 골방에 엎드려 글을 쓰지 않는다.

최신형 평면 모니터를 갖춘 컴퓨터가 그의 서재에 있으며

하루에 한두 시간 자신의 홈페이지와 인터넷 사이트 서핑으로 소이한다.

그의 산문은 서정적이고 유려하다.

그것은 젊은 시절 그가 시를 썼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그는 산문과 함께 계속해서 시를 쓰며 또 그림도 그린다.

이 책은 그의 시와 정갈한 그림들을 한데 모았다.

소설가가 쓴 시이기 이전에 아름다운 서정이 있는 시집이며 얼치기 화가의 수준을 뛰어넘는

그림들이 있는 책이다. 적어도 작가의 십 년 노력의 결과물인 것이다.

이 시집은 지난 1987년에 나온 『풀꽃 술잔 나비』에 이은

두 번재 시집이자 첫 번째 시화집이다.

작품 소개 2 : 「그리움」

거짓말처럼 나는 혼자였다

아무도 만날 사람이 없었다

보고싶은 사람도 없었다

그냥 막연하게 사람만 그리웠다

사람들 속에서

걷고 이야기하고 작별하고 살고 싶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결코 나와 뒤섞여지지 않았다

그것을 잘 알면서도 나는 왜

자꾸만 사람이 그립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일까

그 즈음에는 밤마다 자주 심한 바람이 불었다

방안에 가만히 드러누워서 귀를 열면

바람은 모든 것들을 펄럭거리게 만드는 것 같았다

벽도 펄럭거리고

천장도 펄럭거리고

방바닥도 펄럭거리는 것 같았다

이따금 목이 떨릴 정도로 누군가가 그리워지곤 했다

꼭 누구라고 집어 말할 수는 없고

그저 막연하게 누군가가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나는 사실 외로웠다

내 육신곁에 사람들이 많았으나

내 영혼 곁에 있는 사람들은 없었으므로……

정신적인 교감을 나눌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비교적 쉬운 일상어로 그려낸 작품이다. 화자는 '사람들 속에서 / 걷고 이야기하고 작별하고 살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들과 교감을 나누지도 못함을 잘 알지만, 사람들이 그리워지는 그 이유는 모르고 있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도 누군가가 그리워지고, 곁에 있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그 사람은 바로 육체적인 교감이 아닌 정신적인 교감을 나눌 사람임을 마지막 부분에서 읽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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