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기(英氣)를 북돋아 삶에 청량감을 생성시키기 위하여
머물러봄직한 지리산권의 휴양명소를 찾아가 보자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생계를 위하여 일하는 시간보다는 자유를 만끽하며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다.
국민소득 증가와 이에 따른 자유시간의 증가는 여가(餘暇, leisure)활용과 휴양(休養, recreation) 그리고 등산(climbing) 등 건강증진과 삶의 질을 높이는 행위로 이어져 거주지에 머물지 않고 이른바 명소를 찾아 떠나는 여행의 증가를 동반하였다.
여가와 휴양은 생계유지의 필요성이나 의무보다는 즐기는 사람마다 스스로 만족을 얻을 뿐 아니라 건강증진과 에너지 재충전의 기회가 된다.
이에, 영기(英氣)를 북돋아 삶에 청량감을 생성시키기 위하여 머물러봄직한 지리산권의 휴양·등산·경관명소를 찾아가 보자.
여기서 지리산권이라 함은 지리산국립공원구역과 지리산의 문화권에 속하는 시·군, 즉 전북 남원시, 장수군, 경남 함양군, 산청군, 하동군, 전남 구례군, 곡성군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 지역은 지리산국립공원을 중심으로 동쪽의 남강수계와 서쪽의 섬진강수계에 속하는 지역으로 2007년부터 '지리산권 광영관광개발계획'이 시행되는 7개 시·군 지역이다.
지리산국립공원은 자연경관과 문화재자원을 활용하여 탐방프로그램과 생타관광을 운영하며, 지리산권의 지방자치단체들은 아름답고 보전·전승가치가 큰 경관자원을 선정하여 이른바 '○○시·군 ○경(景)' 등으로 명명하여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편, 국민의 소득수준이 향상되고 국립공원의 입장료가 폐지됨으로써 건강을 위한 산행, 생태답사, 둘레길 걷기 등 수요가 늘어감에 따라 자연경관과 문화유산의 보전과 활용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으나, 생태계파괴를 동반하는 난개발이 이루어지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리산권에는 수 백 년에서부터 수 천 년에 걸쳐 온전히 보전되고 있는 명소들이 산재한다. 지리산권의 명소는 경치가 아름다운 곳 중 주변에 문화유적 등이 있어 선인들의 마음과 행동을 읽으며 생각에 잠길 수 있는 곳, 건강 또는 휴양을 위하여 머물 수 있는 아름다운 곳 등을 일컫는다. 우리는 이러한 명소들을 발굴하고 함께 이용함으로써 우리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증진시키고 후대에 물려 줄 수 있어야 한다.
이에, 지리산권의 여가·휴양명소를 조사·연구함으로써 지리산권의 자연생태 및 문화유적을 연구하는 학자제위의 연구자료로 제공함은 물론 지리산권을 찾는 일반인들의 길잡이로 활용되도록 함으로써 우리의 자연경관자원 보전인식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
이를 위하여 지리산권문화연구단 생태지리팀은 2008년부터 2011년 9월까지 3년여 동안 200여 회에 걸쳐 지리산권을 답사하여 명소 100곳을 선정하였다. 이들 명소 선정은 국리공원관리공단이 발표한 자연 및 문화경관자원과 시·군이 자랑하는 관광명소, 그리고 본 연구단이 답사한 조망장소, 조망대상, 조망면 들에 기초하였다. 이 때문에 여기서의 명소는 그냥 스쳐지나가는 장소가 아니라 지나가는 사람들이 잠시 숨을 돌리고 경관을 조망하며 전해오는 이야기와 먼저 다녀간 선인들의 생활상을 떠올리며 상념에 잠길 수 있는 곳이다. 물론 명소의 특성 상 개인의 주관이 작용할 뿐 아니라 찾는 사람들의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객관성을 확보하였다.
이 책에서는 지리산국립공원구역과 지리산권역 7개 시·군을 구분하되, 지리산국립공원구역이 각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구역에 속하기 때문에 중복을 피하기 위하여 지리산국립공원편에서는 종주 능선에 위치한 경관명소에 국한하고 나머지는 해당 시·군편에 실었다. 국립공원구역은 동쪽의 천왕봉에서 시작하여 서쪽의 노고단, 성삼재 순으로 배열하였으며, 시·군의 순서는 지리산권 광역관광개발사업을 주관하고 지리산둘레길 최초 개설 지방자치단체인 남원시를 필두로 시계빵향 즉 남원시, 장수군, 함양군, 산청군, 하동군, 구례군, 곡성군 순으로 하였다. 또한 자연경관 위주로 조사하였으며, 문화유적 또는 사적 등 인공적인 경관에 관하여도 덧붙여 소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