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인' 제22호(2016.11) - <지리산칼럼> 산에 대한 연구는 블루오션이 될 것인가?
페이지 정보

본문
산에 대한 연구는 블루오션이 될 것인가?
- 국내외 명산과의 연구 교루 확대를 위한 제언
최원석 HK교수(경상대 명산문화연구센터장)
금년에 일본의 명문 국립대학인 츠쿠바대학에 대학원 석사과정으로 山岳科學(Mountain Studies) 학위 프로그램이 개설된 바 있다. 이학, 농학, 공학의 제반 연구 역량을 집결하여 산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 및 연구과정이 출범한 것이다. 필자는 지난 7월 말에 일본대학에서 개최된 산의 날 제정 기념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하여 관계자를 만나 그 사실을 확인하고, 왜 山學이 아니고 산악과학인지 질문한 적이 있다. 일본 산의 특성과 문화전통, 그리고 학문의 근대화 과정에 연유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일본이 대학에 학과를 설립하면 머지않아 한국도 생겨나는 것이 상례였다
. 한국도 대학의 연구과정에 산 연구를 본격적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일본처럼 산악과학이 아닌 산학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인문·사회적 산 연구와 과학적 연구 방법을 융합한 발전적 형태의 연구체계가 구축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사람과 산의 관계가 긴밀했던 문화역사적 배경을 지니고 있고, 그 속에서 산의 인문학적 연구전통이 배경이 되었으니 이를 우리의 학문적 특수성으로 삼아야 하리라고 본다. 그래서 우리는 '산악과학과'가 아닌 '산학과'인 것이다.
이렇듯 근래에 들어 국제적으로 산 연구 분야가 뜨고 있다. 한국에서도 서구의 학문적 방법론이 밀물처럼 들어오면서 동식물, 자연자원, 지질지형 등 한국의 산에 관한 연구는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다. 학계와 대중에 산의 인문학이라는 지식담론도 생겨났고, 산림청, 산림과학원 등 국책기관들은 산의 가치와 기능에 대해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산에 대한 연구 방향과 패러다임도 달라졌다. 기존에 자연·생태의 산에서 인문·문화역사 및 휴양·생활사의 산으로 확대하고 있다.
1960, 70년대 경제개발기에 한국의 산 연구 패러다임은 공간적 장애물이라는 시선에서 출발했다. 80, 90년대 이후로는 환경보전이라는 시대사조와 결부되어 자연생태적인 연구성과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근래에 들어 자연생태적 연구의 편향에 대한 반성과 아울러 한국 산의 정체성으로 말미암아 인문학적 산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다. 앞으로는 미래가치로서 자연과 인문이 결합한 새로운 산에 대한 연구의 틀과 지식 생산이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조류와 사회적 배경 하에서 왜 국내외 명산 비교 연구가 필요한지 그 배경을 생각해 보자. 대내적으로는 한국 산의 연계적 특성에 연유한다. 한국의 명산은 산줄기의 체계로 연결되어 있는 특성이 있다. 이러한 산악 체계와 이를 둘러싼 문화역사적 특징은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개성을 지닌다. 더구나 한국처럼 명산의 생태환경적 속성과 문화역사적 관계가 통합되어 있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대외적으로는 동아시아 산악문화의 보편과 특수 속에 한국 산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있어서도 한국 명산에 대한 해외 유사 산악에 대한 비교 연구는 필수적이다.
이미 지리산권문화연구단은 국내외 명산과의 연구 교류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국내적으로는 지리산과 한라산 공동학술대회를 두 차례(2014. 2016) 수행한 바 있다. 국외적으로도 동아시아 산악문화연구회를 2011년에 결성한 이래 3차례의 국제학술대회를 번갈아가며 개최하였다. 소속된 연구소는 지리산권문화연구단(한국), 운남대학 민족연구원(중국), 태산학원 태산연구원(중국), 구강학원 여산문화연구중심(중국), 신슈대학 산악과학총합연구소(일본), 베트남 사회과학원 부설 종교연구원(베트남)에 이른다. 그 결실로 국제 산 전문 학술지(Journal of Mountains & Humanities)를 3호까지 발간되었다.
향후 한국 명산 연구의 교류 방향에 기초한 아젠다를 전망한다면 ‘백두대간학’을 들 수 있다. 한국의 주요 명산은 백두대간이라는 간선 계통으로 계열화되어 있다. 지방 명산이라는 한정되고 특수한 지역 범위에서 전국적인 공간범위로 연구를 일반화시킴으로써 새로운 학술적 지평을 열 수 있다는 의의가 있다. 또한 ‘백두대간학’은 통일한반도의 미래적 비전에서 백두산을 비롯한 북한의 명산도 연구대상으로 포함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러한 학술적 연구성과는 실제의 정책적인 활용 면에 있어서 백두대간보전법, 산지관리 등에 대한 학술적 기초를 제공할 수 있는 연구개발(R&D)이라는 의미도 있다. 한국의 명산에 대한 연구의 활성화는 사회적인 관심과 정책적인 뒷받침과도 긴밀하게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학술적으로도 명산 연구의 대내외적 확대는 학계에서 지역학 혹은 지역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확장하는 연구로도 평가받을 수 있다.일반적인 지역학 수준이 아니라 ‘산(산지) 지역학’으로서의 새로운 연구 분야이자 영역인 것이다. 그래서 미국의 ‘Appalachian Studies’와 중국의 ‘泰山學’과 비견하여 한국적인 정체성을 지닌 ‘산(지) 지역학’이라는 성과로 내 세울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과 전망도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머지않아 한국이 오리지널리티를 가지고 동아시아 및 세계의 학계에 내 놓을 수 있는 山學은 ‘지리산학’에서 출발하여 ‘백두대간학’으로 종합될 수 있을 것이다.
- 이전글'지리산인' 제22호(2016.11) - '지리산 인문학' 연구의 성과와 전망 학술대회 개최 예정 16.11.22
- 다음글'지리산인' 제22호(2016.11) - 국립산림과학원 덕유산(원학동) 산림인문자원 기초 연구 수행 16.11.22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