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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인' 제21호(2016.08) - <지리산칼럼> 지리산은 어떠한 명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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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리산권문화연구원
댓글 0건 조회 1,296회 작성일 16-08-1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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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은 어떠한 명산인가?




김지영(경상대학교 경남문화연구원 HK연구교수)

 

  ‘지리산은 대한민국의 명산이다’, ‘지리산은 민족의 영산(靈山)이다라는 말에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구나 그렇게 말해 왔고, 지리산 가이드북이나 신문 기사, 그리고 수많은 교양서적과 연구 논문에서도 그렇게 수식어를 달고 있다. 하지만 왜? 명산이며, 왜 영산(靈山)인지를 묻는다면 과연 무엇이라고 답할 수 있을까? 우선적으로 지리산이 갖는 명산으로서의 문화적 특징이 설명되어야만 이 질문에 대한 적절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 다양한 명산문화의 체계를 가지고 있는 중국의 경우를 살펴보면서 지리산은 어떠한 명산으로 규정될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중국에는 자연 풍경이 아름답고 문화적 산물이 풍부한 명산이 수없이 존재한다. 동아시아 명산문화의 독보적 패러다임인 오악(五嶽)문화는 현재 중국에 있어서는 너무 진부한 명사(名詞)인지도 모른다. 최근 중국 명산의 분류는 문화나 종교, 사상적 특징이 두드러지는 산의 특징을 정의하면서 다양한 인문학적 명산으로 규정하는 경향을 보인다. 예를 들면, 종교와 사상적 특징이 뚜렷한 산을 유교명산, 불교명산, 도교 명산 등으로 규정하거나 역사와 관련하여 주요 역사 사건이나 정치 사건들이 일어났던 산을 역사명산, 정치명산 등으로 특정화하기도 한다.

  



  

그 중에서 유교명산, 불교 명산, 도교 명산의 특징을 살펴보면 지리산은 어떠한 명산으로 규정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볼수 있을 것이다. 우선 유교, 불교, 도교에 있어서 이라는 공간은 은거처나 수행처, 혹은 수도처의 공간으로서 자기 수양을 우선으로 하지만, 또한 그 공간을 적극 활용하여 서원이나, 사찰, 도관 등을 건립하고 포교활동을 펼치면서 교파의 영향력을 극대화하기도 하였다. 중국의 유교명산은 학파 형성 및 전파에 있어서 핵심 인물이 머물었던 초려(草廬)나 강학이 이루어졌던 서원이 핵심 경관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제갈량이 은거했던 양양 고륭중이나 주희가 복원한 여산의 백록동서원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중국의 4대 불교명산은 오대산, 아미산, 보타산, 구화산으로 각각 문수보살, 보현보살, 관음보살, 지장보살의 도량으로 중국 불교발전과 중흥에 크게 공헌하였다. 중국의 수많은 명산은 도교 도서(道書)에서 언급되는 동천복지(洞天福地)의 위치와 대응되는데, 현존하는 산악 중에서 10대 동천, 36동천, 72 복지 등의 지표를 찾아 볼 수 있다. 중국의 4대 도교명산은 무당산(武當山), 청성산(淸城山), 용호산(龍虎山), 제운산(濟雲山)으로, 도교 창시자나 수도자가 득도하여 신선이 되었거나, 포교에 있어서 중요한 도관이 있는 곳이다.

 

  이처럼 유교명산, 불교명산, 도교 명산은 자연적 공간인 산을 선택함에 있어서도 그들만의 사상적 지향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유교 명산의 경우, 은거나 은일적 삶을 통한 개인적 독서가 강학을 형성하여 새로운 유학 사상을 전파하는 과정을 겪게 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인적 소통이 어느 정도 가능한 곳에 위치해 있다. 불교 명산의 경우 개인적 수양을 중시함으로써, 유교명산보다는 더 깊은 산속에 위치해 있는데, 아미산의 경우 식물 복개율이 86%에 달하며 식생 분포가 매우 넓어, 외부와의 소통이 쉽지가 않다. 도교명산은 산과 물이 공존하는 곳으로 음양이 조화로운 자연환경에 위치해 있다. 이러한 사상적 지향이 이라는 공간속에서 외적 경관인 건축과 문학작품, 미술 작품 등을 생산하고, 이를 주도하는 주요 인물이 있음으로 인해서 자연과 인문 경관이 결합되어 유교명산, 불교 명산, 도교 명산이라는 명성을 완성하였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지리산을 되돌아본다면, 지리산은 과연 어떠한 명산이 될 수 있을까? 지리산 자락에는 남명 조식 선생이 거처했던 산천재가 있고, 강학이 이루어졌던 덕천서원이 있으며, 남명학파의 정신과 사상이 움트고 발산된 장소의 특수성도 갖추고 있어 유교명산으로 불린다하더라도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역사적인 측면, 문학적인 측면에서도 지리산은 다양한 명산으로 불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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