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소설 정충제 (실록 정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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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록 정순덕
작가약력
1949년 부산 부용동에서 태어나서 1970년 진주교대를 졸업한 후 10여 년간 초등학교 교사를 지냈다. 1994년 중국 작가 장펭홍[張鳳洪]으로부터 미래를 예언하는 얘기를 들었고, 부산 문현동 지하 어뢰 공장 찾는 일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 이후 중국에 25회, 일본에 15회를 다녀왔으며, 2002년 문현동 현장 지하 16M에 숨어 있던 일제 어뢰 공장의 한 가닥을 관통하는 쾌거를 이룬다. 그 후 그 속에 금이 재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배신이 일어났고, 2005년 9월 6일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체포되어 44개월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 2009년 5월 10일 청송 제1교도소를 출감하였고, 현재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며 문현동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삼청교육대 악몽의 363일』,『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실록 정순덕(전 3권)』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칭기즈 칸(상하권)』이 있다.
작품 소개 : 「실록 정순덕」
정충제에 의해 어렵게 집필된 <실록 정순덕: 빨치산 13년 그 통한의 기록>(전3권, 1989)은 여성 빨치산 정순덕에 대해 상세히 기록한 작품이다. 그녀는 1933년 산청 삼장면에서 태어나 1950년 결혼 후 6.25가 터지고 남편 성석조는 공산군의 수중에 들어가 일부 청년들과 공산군에게 이른바 "부역"을하게 된다. 그러나 국군이 다시 덕산 일원을 점령하자 신랑은 부역한 사실이 두려워 지리산으로 들어가게 됐고 결혼 6개월의 앳된 신부 정순덕은 남편을 찾아 산으로 들어간다. 그녀가 빨치산이 된 것은 산으로 떠난 남편 성석조를 만나려는 간절한 소원 때문이었다. 남편과 지리산에 지낸지 얼마지 않아 그녀는 남편을 잃는다.
'이영회부대' 전사로서 차츰 전투를 배우긴 했으나 한동안 그의 주 업무는 밥하고 빨래하고 병구완하는 일이었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이후에는 망실한 빨치산이 되어 이홍회, 이응조와 함께 3인조로 마지막까지 버티다가 1963년 11월 12일, 두 사람은 죽고 그녀만 생포되었다.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정순덕은 1985년 8·15 특사로 가석방될 때까지 23년 동안 갇혀 살았다. 석방 후 하층 노동자로 오래 전전하다가 1995년경 서울 봉천동 낙성대 '만남의 집'에 기거하면서 일정한 정도 생활에 안정을 얻었다. 1999년 3월에 뇌출혈로 수술을 받은 후 반신불수의 상태에서도 웬만큼 거동하다가 2004년 재차 마비가 와서 그해 4월 1일 별세하였다.
이 책은 어떤 빨치산 기록물보다도 생생하고 구어적 기록으로 가득 차 있다. 읽으면서도 강요된 인식이 나름대로 계속 작동하고 있었다. 모름지기 빨치산이고 사회주의자라면 평등해야 하고 그렇다면 남성=전사, 여성=가사라는 성별분업이 깨어져야 한다는 당위적 기대감이 계속 작동했고, 계속 실망하였다. 그것은 아마도 마음속 깊이 품고 있었던 질문은 '여성성 없는 여성 빨치산의 만남'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정순덕이나 변숙현, 박숙자 등과 같은 여빨치산은 가식 없이 자신의 사명을 깨닫는 과정에서 부녀자에서 전사로, 장기수로, 어머니로, 통일운동가로서 운명을 감당했다. 또한 예쁜 꽃을 좋아하여 가꾸기를 좋아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기를 좋아했다. 정순덕 선생님에게 "당신의 소원이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면 "남편 성석조와 평화로운 통일세상에서 재미나게 살아보는 것"이라고 대답했을 것 같다.
이제 빨치산을 빨갱이의 자리에서도 영웅의 자리에서도 내려와 인간의 자리로 회복시켜야겠다. 여성이거나 또는 남성이거나, 그러면서도 그 시대의 복잡한 욕망에 엉켜 나름대로 사랑하고 정의롭게 살면서 혹은 의도치 않게 거짓말도 하고 사소한 나쁜 짓도 하면서 살아가는 우리와 다르지 않은 사람으로 바라봐야 한다. 역사가 그런 사람들의 기록이라면 수만 명에 이르렀을 빨치산도 한반도 분단사에서 나름대로 분단에 저항했던 민중들의 기록으로 위치 지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여성 빨치산 정순덕은 2004년 세상과 이별하기까지 2차 송환을 갈망하고 있었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희망했던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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